외모지상주의가 힘겨웠을 누군가에게 나침반이 되어준다면 _부운주 작가

《외모 자존감 수업》은 외모 자존감이 낮은 사람들을 위한 심리서이다. 

적확히 말하자면 외모 심리학을 기반으로 한 자존감 회복 안내서이다.


고교 시절, 탈모증으로 외모 자존감이 수직으로 떨어지는 경험을 했다. 돌이켜보면 10대 후반에서 20대 중반은 무너진 외모 자존감을 쌓아올리는 투쟁의 시간이 아니었다 싶다. 결과적으로 외모 자존감은 회복되었다. 탈모증은 치료되지 못했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거울 속의 나를 수용해낼 수 있었다. 그러나 아직 충족되지 못한 무엇인가가 남아 있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었다. 굳이 읽을 필요가 없는 값비싼 원서를 구해 퇴근 후 정독한 것은 그 느낌 때문이었다.


의도치 않게 시작된 외모 심리학 공부를 통해 나는 다시 한번 과거를 곱씹어보게 되었다. 과거의 내가 느꼈던 감정과 심리적 어려움을 떠올리는 걸 넘어 외모 자존감이 회복될 수 있었던 원인과 과정을 분석하기 시작했다. 분석 과정에서 생각하고 느낀 점들을 글로 정리하게 되었고, 외모 심리학에서 시작된 작업은 가지를 뻗어 신체 이미지, 신경미학, 심리피부학으로 확장되었다.


외모 불만족감은 과거 내가 겪었던 어려움이지만 나만의 문제는 아닐 것이다. 다이어트, 헬스, 성형 열풍에서 알 수 있듯 수많은 사람이 거울 속 자신의 모습에 눈살을 찌푸리고 있다. 원인은 천차만별이다. 얼굴, 체형, 흉터, 여드름, 키… 외모 스트레스는 머리끝부터 발끝까지 몸의 모든 부위에 발생할 수 있어 낮은 외모 자존감의 원인 또한 다양할 수밖에 없다. 주목할 만한 점은 원인과 관계없이 심리적 영향력은 꽤나 흡사하다는 것이다. 사람의 뇌는 외형에 민감하게 설계되었고 외모의 본질은 몸의 표면이기 때문이다.


이 책은 여섯 개의 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1장은 외모 자존감에 대한 기본적 지식을 다루었고, 2장에서는 미美를 뇌과학적으로 접근해보았다. 3장은 외모 자존감을 떨어뜨리는 변수들을, 4장은 유병률이 높은 몇 가지 외모 콤플렉스를 외모 심리학적으로 접근해보았다. 5장은 외모 자존감이 낮은 사람들이 가진 습관들과 해결책을, 6장에서는 외모 자존감을 지키고 회복하는 데 도움이 되는 11가지 방법을 제시했다. 또한 챕터를 구분하지 않고 외모 스트레스를 대처하는 데 도움이 되는 다양한 심리 기술과 실천법을 수록했다. 외모지상주의가 힘겨웠을 누군가에게 이 책이 외모 자존감 회복의 길로 안내하는 나침반이 되어준다면 더 바랄 게 없겠다.


2022년 봄 

부운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