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이 책을 좋아하는 사람으로 컸으면 좋겠다는 바람이 있었다.
그래서 시간이 날 때마다 열심히 책을 읽어주고 함께 활동하며 재미있게 놀아주었다. 우리 아이들뿐만 아니라 옆집 아이, 동네 아 이들을 비롯하여 많은 아이를 만나 책 관련 수업을 했다.
어느새 나는 독서교육 전문가가 되어 있었고 10여 년이 넘게 아이와 학부모를 만났다. 늘 궁금했다. 뭐든지 열심히 하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뭐든 지 불평불만을 늘어놓는 사람이 있고, 어떤 상황에 부닥쳐도 기꺼운 마음으로 즐기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아프다고 징징거리며 회피하는 사람이 있는데, 그 차이는 어디에서 비롯된 걸까?
타인에 대한 궁금증으로 시작한 상담 공부는 하면 할수록 ‘나’에 대한 궁금증으로 이어졌다. 제일 먼저 시시때때로 찾아오는, 특히 비 오는 날이면 어김없이 엄습하는 나의 우울은 언제 어떤 경로로 시작되었는지 파헤치기 시작했다.
일상생활에서 나도 모르게 튀어 나오는 공격성을 알아차리면서 내 속에 억압되어 있던 분노 감정도 들여다보게 되었다. 나는 그렇게 숨겨진 불안을 만나고, 혼란스러움 을 만나면서 저 밑바닥에 납작 엎드려 있는 수치심도 만날 수 있었 다. 썩 마음에 들지는 않지만 있는 그대로의 내 모습을 인정하고 이 해하고 수용할 수 있게 되었다. 상담의 매력에 점점 빠져들면서 내가 좋아하던 책과 상담을 엮으면 어떨까 생각했다. 개인 상담이 이루어지는 50분이라는 짧은 시 간 동안 함께 책을 읽고 이야기를 나누는 것만으로도 위로가 되고 조금이라도 편안함을 느낄 수 있도록 말이다. 그래서 그림책으로 독서치료를 하기 시작했다.
그림책이 가진 은유의 힘은 놀라웠다. 그 저 책만 읽었을 뿐인데 그림책이란 거울에 비친 자기 모습을 보며 울고 웃으며 크고 작은 위안을 얻었고 그렇게 다시 일어설 힘을 얻었다. 주인공에게 자신을 투사하여 카타르시스를 경험하면서 마음 의 여유를 되찾고 어떻게 하면 효율적으로 대처할 수 있을까 방법을 찾아내기도 했다. 그 옆에서 나는 그저 함께 그림책을 읽고 이야기 를 나누면서 상담이론에 기초한 질문을 가끔 시도할 뿐이었다. 내담자들은 자기 스스로 문제를 인식하고 해결방안을 찾아 나가곤 했다.
문제는 생각지도 못한 곳에서 나타났다. 어렵게 상담을 왔으나 상담료 때문에, 시간과 거리 때문에 이어 나가지 못하는 분들이 생긴 것이다. 안타까운 마음이 들었다. 때로는 낯선 사람 앞에서 자신의 이야 기를 꺼낸다는 것이 두려워 망설여진다는 분들도 있어 신경 쓰였다. 어렵게 상담실에 왔으나 자신의 상처를 직접적으로 들여다보면서 애 써 외면하거나 억압해 두었던 아픈 기억을 떠올려야 한다는 사실에 지레 겁먹고 상담을 포기하는 이들이 마음에 걸렸다. 그래서 이런 분 들을 위해 무언가 작은 시도라도 해봐야겠단 생각을 하게 되었다.
이 책은 이런저런 사정으로 상담실에 올 수 없는 분들을 위해 쓰였다. 그동안 그림책과 함께했던 심리상담을 고르고 골라 40개 의 이야기로 담았다. 짧은 시간에 빠르게 읽을 수 있는 그림책을 보면서 자신의 흔들리는 감정들을 만나볼 수 있게 ‘혼란스러움과 불안함’ ‘분노와 수치심’ ‘슬픔과 위로’ ‘행복과 바람’으로 분류했다. 일상 생활에서 자주 만나는 감정들이자 불편하게 느껴지는 감정들이다. 하지만 이런 감정들은 우리가 하루하루를 안전하게 생활할 수 있도록 돕는 동시에 보다 나은 자신으로 살아가도록 돕는 중요한 것들이다.
사실, 불안이나 우울 등의 감정들은 어떻게 받아들이고 다루느냐에 따라 많이 달라진다. 당장 불편하다고 외면하거나 억압해 두면 문제를 일으키지 않고 조용히 그 모습을 드러내지 않는다. 그렇다고 그 감정들이 없어지는 것은 아니다. 내 안에 고착되어 세력을 조금 씩 조금씩 넓혀나가다가 어느 순간 빵~! 하고 터트리며 문제를 일으킨다. 고로 그때그때 일어나는 분노나 슬픔 등의 감정을 잘 만나주고 어루만져 주어야 한다. 지금 바로 그 감정을 다루기 어렵다면 나 중에라도 반드시 꺼내어 마주 대해야 한다. 특히 어릴 때 제대로 다루지 못한 상처 경험에서 비롯된 감정이 지금의 나에게 신호를 보내 고 있다면 더 늦기 전에 감정의 존재를 인정하고 제대로 만나주면서 효율적으로 표출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
그래서 이 책에서는 게슈탈트 이론, 인지행동치료, 의미치료, 정신분석, 인간중심 및 대 상이론 등 여러 가지 상담이론을 바탕으로 어떻게 노력하면 좋은지, 어떤 효과가 있는지 등 이해하기 쉽게 소개했다. 또 그림책을 읽고 간단하게라도 따라 할 수 있도록 ‘그림책 심리 처방’을 수록했다. 자신의 아픔과 맞닿아 있는 그림책을 읽고 그 아픔을 치료해나가고자 하는 독자분들이 혼자서라도 동일시와 탈동일시, 정서적 해소와 상 처 재경험, 직면과 투사, 무의식의 의식화 등 심리치료 활동을 해볼 수 있도록 솔루션을 제시했다. 시간이 날 때마다 그림책을 읽고 음미해보길 권한다. 자신의 어 떤 경험과 맞닿아 있는지 천천히 탐색해보고 그와 관련된 기억을 떠 올리면 좋겠다. 이를 위해 조용한 공간에서 차분한 마음으로 그림 책을 읽고 그 속에서 느껴지는 자신의 감정을 솔직하게 만나보길 바란다.
‘그림책 심리 처방’에 따라 자신과 진솔하게 대면하게 되면 내면의 자아가 현실의 나에게 이런저런 이야기를 전할 수 있다. 그 이 야기에 충분히 귀를 기울이다 보면 그에 답하고 싶은 말들이 떠오를 수도 있다. 그러면 내면의 나에게 나지막하게 진심을 담아 말을 건네면 된다. 이런 경험의 시간은 한 번만으로 충분하지 않을 수도 있 다. 검은 잉크가 가득한 물에 깨끗한 물을 한 번 부어준다고 단번에 깨끗해지지 않는 것처럼. 그러니 괜찮아질 때까지 충분히 반복해주 는 것이 좋겠다.
그림책을 통해 따뜻한 위로와 응원을 주고받다 보면 사랑으로 나를 감싸게 되고 새로운 희망을 발견하게 될 것이다. 이 책이 나오기까지 우여곡절이 많았다. 끝까지 믿고 응원하며 마무리되기까지 묵묵히 기다려주신 그래도봄 대표님과 가족들에게 감사드린다. 부족한 것이 많은 상담사지만 이런 나에게 귀한 시간을 허락해준 내담자에게도 고맙단 인사를 하고 싶다.
머리에서 가슴까지 가는 짧고도 긴 여행을 기꺼이 해주신 익명의 여러분이 있었기에 이 자리까지 올 수 있었고 책을 마무리할 수 있었다. 마지막으로 서툴고 불안한 마음으로 오늘을 살아가는 많은 독자분이 이 책을 마주 하며 온전한 삶을 살아가는 데 작은 도움이 되기를 소원한다.
자신이 지닌 강한 내면의 힘을 믿고 모두가 한 걸음 한 걸음 앞으로 나아가길 바라는 마음으로 응원하며.
2022년 9월의 어느 날
우보 임명남

아이들이 책을 좋아하는 사람으로 컸으면 좋겠다는 바람이 있었다.
그래서 시간이 날 때마다 열심히 책을 읽어주고 함께 활동하며 재미있게 놀아주었다. 우리 아이들뿐만 아니라 옆집 아이, 동네 아 이들을 비롯하여 많은 아이를 만나 책 관련 수업을 했다.
어느새 나는 독서교육 전문가가 되어 있었고 10여 년이 넘게 아이와 학부모를 만났다. 늘 궁금했다. 뭐든지 열심히 하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뭐든 지 불평불만을 늘어놓는 사람이 있고, 어떤 상황에 부닥쳐도 기꺼운 마음으로 즐기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아프다고 징징거리며 회피하는 사람이 있는데, 그 차이는 어디에서 비롯된 걸까?
타인에 대한 궁금증으로 시작한 상담 공부는 하면 할수록 ‘나’에 대한 궁금증으로 이어졌다. 제일 먼저 시시때때로 찾아오는, 특히 비 오는 날이면 어김없이 엄습하는 나의 우울은 언제 어떤 경로로 시작되었는지 파헤치기 시작했다.
일상생활에서 나도 모르게 튀어 나오는 공격성을 알아차리면서 내 속에 억압되어 있던 분노 감정도 들여다보게 되었다. 나는 그렇게 숨겨진 불안을 만나고, 혼란스러움 을 만나면서 저 밑바닥에 납작 엎드려 있는 수치심도 만날 수 있었 다. 썩 마음에 들지는 않지만 있는 그대로의 내 모습을 인정하고 이 해하고 수용할 수 있게 되었다. 상담의 매력에 점점 빠져들면서 내가 좋아하던 책과 상담을 엮으면 어떨까 생각했다. 개인 상담이 이루어지는 50분이라는 짧은 시 간 동안 함께 책을 읽고 이야기를 나누는 것만으로도 위로가 되고 조금이라도 편안함을 느낄 수 있도록 말이다. 그래서 그림책으로 독서치료를 하기 시작했다.
그림책이 가진 은유의 힘은 놀라웠다. 그 저 책만 읽었을 뿐인데 그림책이란 거울에 비친 자기 모습을 보며 울고 웃으며 크고 작은 위안을 얻었고 그렇게 다시 일어설 힘을 얻었다. 주인공에게 자신을 투사하여 카타르시스를 경험하면서 마음 의 여유를 되찾고 어떻게 하면 효율적으로 대처할 수 있을까 방법을 찾아내기도 했다. 그 옆에서 나는 그저 함께 그림책을 읽고 이야기 를 나누면서 상담이론에 기초한 질문을 가끔 시도할 뿐이었다. 내담자들은 자기 스스로 문제를 인식하고 해결방안을 찾아 나가곤 했다.
문제는 생각지도 못한 곳에서 나타났다. 어렵게 상담을 왔으나 상담료 때문에, 시간과 거리 때문에 이어 나가지 못하는 분들이 생긴 것이다. 안타까운 마음이 들었다. 때로는 낯선 사람 앞에서 자신의 이야 기를 꺼낸다는 것이 두려워 망설여진다는 분들도 있어 신경 쓰였다. 어렵게 상담실에 왔으나 자신의 상처를 직접적으로 들여다보면서 애 써 외면하거나 억압해 두었던 아픈 기억을 떠올려야 한다는 사실에 지레 겁먹고 상담을 포기하는 이들이 마음에 걸렸다. 그래서 이런 분 들을 위해 무언가 작은 시도라도 해봐야겠단 생각을 하게 되었다.
이 책은 이런저런 사정으로 상담실에 올 수 없는 분들을 위해 쓰였다. 그동안 그림책과 함께했던 심리상담을 고르고 골라 40개 의 이야기로 담았다. 짧은 시간에 빠르게 읽을 수 있는 그림책을 보면서 자신의 흔들리는 감정들을 만나볼 수 있게 ‘혼란스러움과 불안함’ ‘분노와 수치심’ ‘슬픔과 위로’ ‘행복과 바람’으로 분류했다. 일상 생활에서 자주 만나는 감정들이자 불편하게 느껴지는 감정들이다. 하지만 이런 감정들은 우리가 하루하루를 안전하게 생활할 수 있도록 돕는 동시에 보다 나은 자신으로 살아가도록 돕는 중요한 것들이다.
사실, 불안이나 우울 등의 감정들은 어떻게 받아들이고 다루느냐에 따라 많이 달라진다. 당장 불편하다고 외면하거나 억압해 두면 문제를 일으키지 않고 조용히 그 모습을 드러내지 않는다. 그렇다고 그 감정들이 없어지는 것은 아니다. 내 안에 고착되어 세력을 조금 씩 조금씩 넓혀나가다가 어느 순간 빵~! 하고 터트리며 문제를 일으킨다. 고로 그때그때 일어나는 분노나 슬픔 등의 감정을 잘 만나주고 어루만져 주어야 한다. 지금 바로 그 감정을 다루기 어렵다면 나 중에라도 반드시 꺼내어 마주 대해야 한다. 특히 어릴 때 제대로 다루지 못한 상처 경험에서 비롯된 감정이 지금의 나에게 신호를 보내 고 있다면 더 늦기 전에 감정의 존재를 인정하고 제대로 만나주면서 효율적으로 표출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
그래서 이 책에서는 게슈탈트 이론, 인지행동치료, 의미치료, 정신분석, 인간중심 및 대 상이론 등 여러 가지 상담이론을 바탕으로 어떻게 노력하면 좋은지, 어떤 효과가 있는지 등 이해하기 쉽게 소개했다. 또 그림책을 읽고 간단하게라도 따라 할 수 있도록 ‘그림책 심리 처방’을 수록했다. 자신의 아픔과 맞닿아 있는 그림책을 읽고 그 아픔을 치료해나가고자 하는 독자분들이 혼자서라도 동일시와 탈동일시, 정서적 해소와 상 처 재경험, 직면과 투사, 무의식의 의식화 등 심리치료 활동을 해볼 수 있도록 솔루션을 제시했다. 시간이 날 때마다 그림책을 읽고 음미해보길 권한다. 자신의 어 떤 경험과 맞닿아 있는지 천천히 탐색해보고 그와 관련된 기억을 떠 올리면 좋겠다. 이를 위해 조용한 공간에서 차분한 마음으로 그림 책을 읽고 그 속에서 느껴지는 자신의 감정을 솔직하게 만나보길 바란다.
‘그림책 심리 처방’에 따라 자신과 진솔하게 대면하게 되면 내면의 자아가 현실의 나에게 이런저런 이야기를 전할 수 있다. 그 이 야기에 충분히 귀를 기울이다 보면 그에 답하고 싶은 말들이 떠오를 수도 있다. 그러면 내면의 나에게 나지막하게 진심을 담아 말을 건네면 된다. 이런 경험의 시간은 한 번만으로 충분하지 않을 수도 있 다. 검은 잉크가 가득한 물에 깨끗한 물을 한 번 부어준다고 단번에 깨끗해지지 않는 것처럼. 그러니 괜찮아질 때까지 충분히 반복해주 는 것이 좋겠다.
그림책을 통해 따뜻한 위로와 응원을 주고받다 보면 사랑으로 나를 감싸게 되고 새로운 희망을 발견하게 될 것이다. 이 책이 나오기까지 우여곡절이 많았다. 끝까지 믿고 응원하며 마무리되기까지 묵묵히 기다려주신 그래도봄 대표님과 가족들에게 감사드린다. 부족한 것이 많은 상담사지만 이런 나에게 귀한 시간을 허락해준 내담자에게도 고맙단 인사를 하고 싶다.
머리에서 가슴까지 가는 짧고도 긴 여행을 기꺼이 해주신 익명의 여러분이 있었기에 이 자리까지 올 수 있었고 책을 마무리할 수 있었다. 마지막으로 서툴고 불안한 마음으로 오늘을 살아가는 많은 독자분이 이 책을 마주 하며 온전한 삶을 살아가는 데 작은 도움이 되기를 소원한다.
자신이 지닌 강한 내면의 힘을 믿고 모두가 한 걸음 한 걸음 앞으로 나아가길 바라는 마음으로 응원하며.
2022년 9월의 어느 날
우보 임명남